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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과 만나기/중등

나나 / 이희영 / 창비 / 2021

by H.mediator 2022. 10. 28.

 

나나

 

 

이희영 장편소설 

창비에서 2021년에 출간

한국문학 한국소설 청소년소설

 

 

 

 

'나'에게서 

'나'로 돌아갈 시간, 

단, 일주일!

 

 

 

 

 

 

 

 

자존심 강한 수리. 

누구보다 순종적인 류. 

그들이 영혼을 잃어버렸다...

 

 

 

 

제목을 보고는 그냥 이름이 나나인 아이의 이야기일거라고만 상상했다. 

그러나 책표지를 보고 나와 나라는 걸 짐작했다. 

<페인트>의 이희영 작가가  '나와 나'라는 주제를 어떻게 재밌게 풀었을지 궁금해졌다. 

 

 

 

 

#

독특한 설정이다. 

사람이 죽지 않았는데, 보이지 않는 영혼의 세계의 이야기를 하고있다. 

영혼이 없다. 넋이 빠졌다. 정신이 나갔다. 등의 표현이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었을까? 

 

 

 

 

#

완벽하게 보이고 싶어서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 

착하게 살아야만해서 나를 돌볼 수 없는 사람들... 

누구나 조금씩 닮은 구석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 공감되고, 그래서 더 위로가 되었다. 

 

 

 

 

 

 

 

 

 

21

문득 모든 아이의 육체에 저마다 영혼이 오롯이 들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몇몇은 영혼이 없는 상태로 살아가진 않을까. 

태연히 수업을 듣는, 육체만 남은 저 한수리처럼 말이다. 

 

 

 

 

148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나 봐. 스스로를 사랑하는 게 어렵고 힘든......'

... 

결계가 아니다. 바로 타인의 시선이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저렇듯 두꺼운 벽을 만든 것이다. 

 

 

 

 

173

미움받고 싶지 않았다. 

모든 이들에게 강박처럼 '네'르 ㄹ외쳤다. 

유리 벽 안에 류를 가둬 놓은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174

인간 세상에서는 콘크리트 틈새에서도 풀꽃이 자라납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가슴 밑바닥부터 서서히 온기가 차오릅니다. 

신기하고 기특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척박할수록 강해지는 것이 바로 생명인가 봅니다. 

벼랑 끝이 꼭 위험하지만은 않을 겁니다.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넓고 깊고 아득한 것들이 한눈에 들어올 테니까요. 

 

 

 

 

175

한 번이라도 호랑이에게 쫓겨 본 사슴은 압니다. 

자신이 얼마만큼 빨리 달릴 수 있는지, 가는 다리에서 얼마나 강한 힘이 솟구쳐 나오는지를. 

때로는 위기가 그 사람의 참소습을 보여 주니까요.

 

 

 

 

180

"터널 들어가면 어때?"

...

어떻게든 빠져나오고 싶은 그 암흑의 시간들이 어쩌면 나를 가장 확실하게 볼 수 있는 순간이 아닐까. 

어둡고 답답한 터널을 지날 때 차창에 선명하게 비치는 얼굴처럼.

 

 

 

 

182

혹여 완이는 알고 있었을까. 허물어진 것들은 다시 쌓으면 된다는 사실을. 

삶은 콘크리트 건물처럼 견고하지 못하다. 

쉽게 흔들리고 작은 충격에도 휘청거리는 상자 탑과 같았다. 

그렇기에 또 다시 쌓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오래전 완이가 그랬듯이 말이다. 

 

 

 

 

184

혼자 버스를 타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의 기쁨,

갑자기 어른이 된 것 같은 뿌듯함은 스스로를 향한 믿음에서 나오는 법이다. 

 

 

 

 

188

모래주머니를 '모레주머니'라 써서 100점을 받지 못했었다. 

깎아 놓은 밤톨처럼 동그란 머리의 짝꿍이 내 답안지를 보며 근사한 해석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정작 그때는 지금 나를 놀리나 싶어 사납게 눈을 흘겼지만 말이다.